참회록_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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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ㅡ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ㅡ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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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왕조의 유물 ▷ 화자의 자기 성찰이 민족적이고 역사적 차원의 것 이다지도 욕될까 ▷ 성찰의 결과로 확인한 자아에 대한 부끄러움
~던가: 의문형 종결어미
~던가: 의문형 종결어미
자기 성찰의 태도; 치열하고 처절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 어느 즐거운 날을 실현가능 ~자: 청유형 종결어미
치열한 자기 성찰의 결과 나타나는 자아의 모습이자 그 어느 즐거운 날을 위해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고독하고 슬픈 희생의 길이며 그것을 감내하겠다는 의미표명 |
이 시는 암울한 시대 상황에 처한 시인의 자세가 잘 드러난 시로 평가 받는다. 과거 자신의 삶을 욕된 것으로 인식하고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와 같은 탄식으로 참회를 갈음하던 화자는 언제이든 반드시 찾아올 ‘그 어느 즐거운 날’을 전망하면서 그때 자신이 ‘부끄런 고백’, 즉 현재의 참회를 다시 참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서 화자는 ‘밤이면 밤마다’,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거울을 닦는 행위, 즉 치열하고 처절한 자아 성찰이 요구됨을 인식한다. 이러한 자아 성찰의 결과 자신이 ‘홀로’, ‘슬픈’ 희생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깨닫고도 이를 감내하겠다는 화자의 태도에서 숙연함을 느낄 수 있다.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 ▷ 여태까지 자신의 모습에 대한 참회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희생을 다짐함. -1~2연: 과거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이에 대한 참회 -3연: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새로운 참회의 필요성 -4~5연: 치열한 자아 성찰을 통해 확인하는, 희생과 비극적 운명을 감내하겠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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