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찬가(北竄歌)_이광명 해설 및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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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朔風)*은 들이치고 ᄉᆞ산(四山)은 욱인 골에 해묵은 얼음이오 조츄(早秋)의 눈이 오네 백초(百草)가 선녕(先零)커든 만곡(萬穀)이 될 세 업네 귀보리밥 못 니으며 니쓸이야 구경ᄒᆞᆯ가 소채(蔬菜)도 주리거니 어육(魚肉)을 생각ᄒᆞᆯ가 가죽옷 과하(過夏)ᄒᆞ니 포피(布被)로 어한(禦寒)*엇지 마니사곡(摩尼沙谷) 별건곤(別乾坤)*에 산진해착(山珍海錯) 어데 두고 화외 삼갑(化外三甲)* 호난 악지(惡地) 백둉만물(百種萬物) 그리ᄂᆞᆫ고 츄국 낙영(秋菊落英) 업슨 곳에 념균(靈均)*인ᄃᆞᆯ 셕찬(夕餐)*ᄒᆞᆯ가 고쥭 두견(苦竹杜鵑) 못 들으니 낙쳔(樂天)*이도 할 말 업네 매친 실음 플쟉시면 분내곤고(分內困苦) 헌ᄉᆞ할가 토산(土山)의 박박쥬(薄薄酒)*도 긔나마나 매매(賣買) 업고 기악(妓樂)*은 하것마ᄂᆞᆫ 어네 경(景)에 금가(琴歌)ᄒᆞᆯ가 댱평산(長平山)* 헌쳔강(虛川江)에 유람(遊覽)에도 뜻이 업네 민풍(民風)도 후(厚)타 ᄒᆞ되 웃거라도 아니 온다 봇덥고 흙닌 방에 두문(杜門)ᄒᆞ고 홀노 이셔 승예(蠅蚋)*ᄂᆞᆫ 폐창(蔽窓)ᄒᆞ고 조갈(蚤蝎)*은 만벽(滿壁)ᄒᆞᆫ데 안즌 곳의 해 디우고 누은 자리 밤을 새와 ᄌᆞᆷ든 밧긔 한숨이오 한숨 끗헤 눈물 일세 밤밤마다 꿈의 보니 꿈을 둘러 샹시(常時)과져* 학발ᄌᆞ안(鶴髮慈顔)* 못 보거든 안됵셔신(雁足書信)* ᄌᆞ즐염은 기ᄃᆞ린들 통이 올가 오노라면 ᄃᆞᆯ이 넘네 못 본 제ᄂᆞᆫ 기다리나 보니ᄂᆞᆫ 쉬원ᄒᆞᆯ가 노친 쇼식(老親消息) 나 모ᄅᆞᆯ제 내 소식 노친(老親) 알가 쳔산 만슈(天山萬水) 막힌 길헤 일반 고사(一般苦思)* 뉘 헤울고 문노라 ᄇᆞᆰ은 ᄃᆞᆯ아 냥지(兩地)의 비최거뇨 ᄄᆞ르고져 뜨ᄂᆞᆫ 구롬 남텬(南天)으로 ᄃᆞᆺᄂᆞᆫ고야 흐ᄅᆞᄂᆞᆫ 내히 되어 집 압헤 둘넛고져 ᄂᆞᄂᆞᆫᄃᆞᆺ 새히 되어 챵젼(窓前)의 가 노닐고져 내 ᄆᆞᄋᆞᆷ 혜여ᄒᆞ니 노친 졍사(老親情思) 닐너 무ᄉᆞᆷ 여의(如意) 일흔 뇽(龍)이오 치* 업슨 배 아닌가 츄풍(秋風)의 낙엽(落葉)ᄀᆞᆺ히 어드메 가 지박(止泊)*ᄒᆞᆯ고 졔택*도 파산ᄒᆞ고 친쇽(親屬)은 분찬*ᄒᆞ니 도로(道路)의 방황(彷徨)ᄒᆞᆫ ᄃᆞᆯ 할 곳이 젼혀 업네 어ᄂᆞ 때예 즘으시며 무스거ᄉᆞᆯ 잡ᄉᆞᆸᄂᆞᆫ고 일졈의리(一點衣履)* ᄉᆞᆲ히더니 어ᄂᆞ ᄌᆞ손 대신ᄒᆞᆯ고 나 아니면 뉘 뫼시며 ᄌᆞ모(慈母) 밧긔 날 뉘 괼고 ᄂᆞᆷ의 업슨 모ᄌᆞ 졍니(母子情理) 슈유 상니(須萸相離)* 못 ᄒᆞ더니 조물(造物)을 뮈이건가* 이대도록 떼쳐 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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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나물도 없는데 생선이나 고기를 기대할까
이곳에는 떨어진 국화꽃조차 없으니 굴원(영균)이 이곳에 온다고한 들 저녁을 먹을 수 없고, 대나무와 두견조차 없으니 백거이(낙천)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기생의 음악에도 경황이 없어 거문고를 켜고 노래를 할 수 없다
파리와 모기는 창을 덮고, 벼룩과 굼벵이는 벽에 가득한데 앉은 곳에 해가 지고 누운 자리에서 밤을 새며 잠든 시간 외에는 한숨이고, 한숨 끝에는 눈물이 난다 밤마다 꿈에 뵈니 꿈을 둘러서 평상시로 하고 싶다 흰머리인 어머니를 뵙지는 못하고 편지만 보낼 때 기다린들 소식이 올까 (소식이) 오노라면 달이 넘어가네 못 뵐 때는 기다리나 보게되면 (얼마나) 시원할까 어머니 소식을 내가 모르는데 내 소식을 어머니가 알까? 산과 물로 막힌 길에 괴로움 모든 생각을 누가 헤아릴까? 묻노라 밝은 달아 두 곳을 비추느냐?(어머니가 계신 곳&화자가 계신 곳) 따르고 싶다 떠 있는 구름 남쪽하늘로 가는구나 흐르는 시냇물이 되어 집 앞을 둘러 흐르고 싶다 날아가듯 새가 되어서 (어머니) 창 앞에 가 노닐 고 싶다 내 마음 헤아려보니 어머님이 품으신 마음을 말하여 무엇하리 여의주를 잃은 용이요 키카 없는 배 아닌가 가을바람에 낙엽처럼 어디에 가서 머무를까 여러집안들도 파산하고 친척은 흩어져 숨으니 길에서 방황한들 갈 곳이 전혀 없네 (어머니는) 언제 주무시며 무엇을 드시는가? 남에게 없는 모자간의 정 때문에 잠시도 서로 떨어져 지내지 못하더나 (누가) 조물주를 움직였는가? (어머니와 나 사이를) 이토록 떨어뜨려 놓았는가? |
- 유배가사, 조선 영조 - 어머니를 걱정, 그리워함 - 해묵은 얼음이오 조츄(早秋)의 눈이 오네: 타공간에서 본 낯선 풍경 - 귀보리밥, 소채(蔬菜): 유배지에서는 이것들조차 구하기 어려움 - 기악(妓樂)은 하것마ᄂᆞᆫ 어네 경(景)에 금가(琴歌)ᄒᆞᆯ가: 설의법 - 문노라 ᄇᆞᆰ은 ᄃᆞᆯ아: 달에 인격부여 - ᄄᆞ르고져 뜨ᄂᆞᆫ 구롬: 도치법
- 작가는 벼슬살이에 뜻이 없어 시골에 숨어 살고 있었는데, 숙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큰아버지 진유가 역모죄로 처형된 뒤 1755년 진유의 조카라는 이유만으로 갑산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이광명은 유배간 곳에서 멀린 계신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를 봉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안타까움고 울분을 절절하게 읊었다. 보통의 유배가사는 억울한 심정과 그럼에도 변치않는 임금에 대한 연정과 충의가 나타나는 데 비해, 이 작품에는 유배 생활의 억울함은 드러나지만 임금에 대한 충의는 나타나지 않는다.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만이 드러날 뿐이다.
*삭풍: 겨울철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 *어한: 추위를 견뎌 냄 *마니사곡 별건곤: 상서로운 별천 *화외 삼갑: 함경남도의 지명, 험난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임 *녕균: 영균, 굴원 *석찬: 저녁 식사 *낙텬: 낙천, 백거이 *박박쥬: 맛이 없는 술 *기악: 기생이 연주하는 음악 *댱평산: 함경남도 갑산에 있는 산 *승예: 파리와 모기 *조갈: 벼룩과 굼벵이 *학발자안: 흰머리를 한 어머니 얼굴 *안됵셔신: 기러기 발에 서신을 매달아 보냄 *일반고사: 괴롭거나 고통스러운 모든 생각 *치: 배의 방향을 돌리는 기구인 ‘키’의 옛말 *지박: 멈추어 정박함 *졔택: 문중의 여러 집안 *분찬: 뿔뿔히 흩어져 달아나거나 숨음 *일졈의리: 한 벌뿐인 옷과 한 켤레뿐인 신발 *수유 상니: 잠시 서로 떨어져 있는 것 *뮈이건가: 움직이게 했는가, ‘뮈다’는 ‘움직이다’의 옛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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